[논평] 에너지 수급 불안, 에너지절약 캠페인으론 부족, 중·장기적 교통체계 대전환이 요구된다.
중동 사태 장기화로 에너지 수급 불확실성이 커지자 정부는 유류세 인하 조치와 석유 최고가격제(상한제) 실시 이후 승용차 5부제(요일제)와 대중교통 이용, 친환경 운전, 가까운 거리는 걷거나 자전거 타기 등의 에너지 절약 국민 행동에 동참할 것을 호소했다.
녹색교통운동은 유류세 인하나 석유 최고 가격제 시행을 넘어 대중교통, 자전거 등 에너지 수요 감축과 수단 전환에 대한 메시지를 정부가 제시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다만, 우리나라의 현재 교통 체계 여건으로는 이러한 메시지만으로는 시민들의 변화를 유도하기에 한계가 있음을 지적하며 중·장기적으로 교통체계의 대전환을 요구한다.
첫째, 승용차에 비해 턱없이 열악한 대중교통 이용 여건 개선
수도권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자동차 이용율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대중교통의 역할은 30%가 채 되지 않는다. 대중교통 이용하기를 권장하지만 배차시간에 따른 대기시간 증가와 환승 불편, 노선 부재, 혼잡 등으로 대중교통의 통행시간은 승용차의 2배 이상 소요되어 사실상 대중교통은 승용차와의 경쟁 자체가 되지 않는다.
대중교통에 대한 직접적인 인프라인 노선 추가, 배차시간 단축, 전용차로 확대 등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대중교통체계에 대한 투자와 집중이 필요하다.
대중교통 요금 할인제도 또한 유인책으로는 부족하다. 모두의 카드로 확대 개편되었지만 수혜 범위가 1/3 수준으로 수단 전환을 유도하기에 한계가 있다. 할인 기준 금액을 현재 수준보다 대폭 낮춰야만 실질적 혜택으로 돌아가면서 수단 전환의 효과로 작용할 것이다.
둘째, 효과적이고 합리적인 자동차 이용 제한 제도의 확대
우리나라가 차량 5부제를 시행한 것은 1991년 이후 35년만이다. 공공기관 승용차 150만대를 대상으로한 이번 5부제는 전체 승용차의 10%에 불과하다. 전기·수소차나 특수한 목적의 차량들이 일부 있음을 감안하여도 대상이 매우 한정적이다. 민간부문으로 적용이 검토되기는 하나 대도시를 제외하고 의무를 강제하여 단속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는다.
5부제로 인한 시민불편은 대중교통 이용 여건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수도권과 광역도시를 제외하고 대체 수단 마련이 되지 않은채 민간부문으로 확대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차라리 현재 운영중인 대기관리권역(4대권역, 77개 시·군)의 공해차량 제한구역(LEZ)의 대상 차량을 5등급에서 4등급(또는 3등급)으로 일시 상향하여 현재 운영중인 시스템을 활용하고 제도를 점차적으로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셋째, 도시 교통 정책에서 소외된 보행과 자전거 정책의 활성화
도시의 교통 문제는 도시 계획의 방향의 문제다. 보행과 자전거는 항상 도시 교통정책에서 후순위에 있었다. 교통수단으로 인정받지도 못하고, 법률이 제정되어 있으나 대부분의 정책을 지자체 위임하여 지자체가 각자 알아서 추진하는 방식이다. 안타까운 이야기지만 226개 기초자치단체 중 교통정책으로 보행과 자전거를 최우선으로 하는 지자체는 단 한 곳도 없다. 정부가 아무리 걷거나 자전거 타기를 권장해도 중·장기적 비전을 제시해주지 않으면 변화를 만들기 어렵다. 언젠가부터 슬쩍 사라져 버린 행정안전부의 자전거 정책은 정부가 얼마나 대체교통 수단 이용 활성화에 관심이 없는지 보여주는 사례이다.
넷째, 내연기관 자동차의 빠른 퇴출
우리 생활의 다양한 분야에서 화석 연료가 쓰이지만 대표적인 것이 자동차이다. 2035 NDC 추진과정에서 ‘2035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 검토’에 대한 기후부 장관의 발언이 있었으나 구체적 움직임은 없었다. 보조금 제도 유지와 강화, 충전 인프라 확대 등 정부의 노력에도 더딘 전환 속도를 보이는 것은 강력한 전환의 신호가 부족하다고 생각된다. 이번 사태만이 아니더라도 수송 부문의 온실가스 감축과 무공해차 전환과 같은 산업 구조 전반의 개편을 위해서라도 내연기관차의 일몰 시기를 정부가 제시하여 체감 속도를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그 동안의 에너지 정책들은 수요에 따른 공급에 집중했다. 이번 중동 사태는 그 동안의 비효율적인 교통 체계를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외부 영향에 흔들리는지, 수요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계기라고 생각된다.
이제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교통 체계 전환을 위해 정부가 나서줄 것을 기대한다.
2026.3.25
사단법인 녹색교통운동
[논평] 에너지 수급 불안, 에너지절약 캠페인으론 부족, 중·장기적 교통체계 대전환이 요구된다.
중동 사태 장기화로 에너지 수급 불확실성이 커지자 정부는 유류세 인하 조치와 석유 최고가격제(상한제) 실시 이후 승용차 5부제(요일제)와 대중교통 이용, 친환경 운전, 가까운 거리는 걷거나 자전거 타기 등의 에너지 절약 국민 행동에 동참할 것을 호소했다.
녹색교통운동은 유류세 인하나 석유 최고 가격제 시행을 넘어 대중교통, 자전거 등 에너지 수요 감축과 수단 전환에 대한 메시지를 정부가 제시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다만, 우리나라의 현재 교통 체계 여건으로는 이러한 메시지만으로는 시민들의 변화를 유도하기에 한계가 있음을 지적하며 중·장기적으로 교통체계의 대전환을 요구한다.
첫째, 승용차에 비해 턱없이 열악한 대중교통 이용 여건 개선
수도권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자동차 이용율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대중교통의 역할은 30%가 채 되지 않는다. 대중교통 이용하기를 권장하지만 배차시간에 따른 대기시간 증가와 환승 불편, 노선 부재, 혼잡 등으로 대중교통의 통행시간은 승용차의 2배 이상 소요되어 사실상 대중교통은 승용차와의 경쟁 자체가 되지 않는다.
대중교통에 대한 직접적인 인프라인 노선 추가, 배차시간 단축, 전용차로 확대 등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대중교통체계에 대한 투자와 집중이 필요하다.
대중교통 요금 할인제도 또한 유인책으로는 부족하다. 모두의 카드로 확대 개편되었지만 수혜 범위가 1/3 수준으로 수단 전환을 유도하기에 한계가 있다. 할인 기준 금액을 현재 수준보다 대폭 낮춰야만 실질적 혜택으로 돌아가면서 수단 전환의 효과로 작용할 것이다.
둘째, 효과적이고 합리적인 자동차 이용 제한 제도의 확대
우리나라가 차량 5부제를 시행한 것은 1991년 이후 35년만이다. 공공기관 승용차 150만대를 대상으로한 이번 5부제는 전체 승용차의 10%에 불과하다. 전기·수소차나 특수한 목적의 차량들이 일부 있음을 감안하여도 대상이 매우 한정적이다. 민간부문으로 적용이 검토되기는 하나 대도시를 제외하고 의무를 강제하여 단속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는다.
5부제로 인한 시민불편은 대중교통 이용 여건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수도권과 광역도시를 제외하고 대체 수단 마련이 되지 않은채 민간부문으로 확대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차라리 현재 운영중인 대기관리권역(4대권역, 77개 시·군)의 공해차량 제한구역(LEZ)의 대상 차량을 5등급에서 4등급(또는 3등급)으로 일시 상향하여 현재 운영중인 시스템을 활용하고 제도를 점차적으로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셋째, 도시 교통 정책에서 소외된 보행과 자전거 정책의 활성화
도시의 교통 문제는 도시 계획의 방향의 문제다. 보행과 자전거는 항상 도시 교통정책에서 후순위에 있었다. 교통수단으로 인정받지도 못하고, 법률이 제정되어 있으나 대부분의 정책을 지자체 위임하여 지자체가 각자 알아서 추진하는 방식이다. 안타까운 이야기지만 226개 기초자치단체 중 교통정책으로 보행과 자전거를 최우선으로 하는 지자체는 단 한 곳도 없다. 정부가 아무리 걷거나 자전거 타기를 권장해도 중·장기적 비전을 제시해주지 않으면 변화를 만들기 어렵다. 언젠가부터 슬쩍 사라져 버린 행정안전부의 자전거 정책은 정부가 얼마나 대체교통 수단 이용 활성화에 관심이 없는지 보여주는 사례이다.
넷째, 내연기관 자동차의 빠른 퇴출
우리 생활의 다양한 분야에서 화석 연료가 쓰이지만 대표적인 것이 자동차이다. 2035 NDC 추진과정에서 ‘2035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 검토’에 대한 기후부 장관의 발언이 있었으나 구체적 움직임은 없었다. 보조금 제도 유지와 강화, 충전 인프라 확대 등 정부의 노력에도 더딘 전환 속도를 보이는 것은 강력한 전환의 신호가 부족하다고 생각된다. 이번 사태만이 아니더라도 수송 부문의 온실가스 감축과 무공해차 전환과 같은 산업 구조 전반의 개편을 위해서라도 내연기관차의 일몰 시기를 정부가 제시하여 체감 속도를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그 동안의 에너지 정책들은 수요에 따른 공급에 집중했다. 이번 중동 사태는 그 동안의 비효율적인 교통 체계를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외부 영향에 흔들리는지, 수요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계기라고 생각된다.
이제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교통 체계 전환을 위해 정부가 나서줄 것을 기대한다.
2026.3.25
사단법인 녹색교통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