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환경 이슈교통‧에너지‧환경세 이제는 보내줘야 할 때

2021-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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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운전자가 내는 세금 중에 ‘교통‧에너지‧환경세’라는 세금이 있다. 주유소에서 휘발유나 경유로 주유할 때 사용자가 부담하는 세금이다. 이는 휘발유와 경유 소비에 붙는 목적세로 현행 세율은 휘발유는 리터당 529원, 경유는 리터당 375원이 부과된다.* 목적세란 법률로 사용처가 정해져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처럼 거둬들인 세금이 당초 목적인 교통시설에 투입되기도 여의치 않을 뿐 아니라, 전부 집행되지도 못한 채 교통시설 특별회계 수입 17조 원 중 무려 7조 원(2018년도 결산)이나 쓰지 못하고 예치금으로 남아 있는 실정이다. 

* 법정세율은 휘발유 475원/L, 경유 340원/L(위는 탄력세율 적용)


우리나라는 1977년 휘발유, 경유, LPG에 대해 특별소비세를 부과함으로써 처음으로 에너지세제를 도입했다. 1994년 휘발유와 경유를 대상으로 한 목적세인 교통세로 시작되었으나, 2001년 7월 1차 에너지세제개편을 통해 수송용 연료 상대가격 조정했고, 2005년 경유승용차의 시판이 허용됨에 따라 그해 7월 2차 에너지세제개편을 단행했다. 2007년에는 에너지 및 환경 관련 투자재원으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환경세 기능이 부가돼 교통‧에너지‧환경세로 변경되었다. 교통시설특별회계법에 따라 세수의 80%는 교통시설특별회계, 나머지 15%는 환경개선특별회계, 5%는 에너지 및 자원사업 특별회계와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로 쓰인다.


본래 교통‧에너지‧환경세는 휘발유와 경유에 세금을 부과하여 도로, 철도 등 교통시설투자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할 목적으로 당초 1994년 10년간의 한시적 운영을 전제로 만들어진 세금이다. 이에 교통·에너지·환경세 폐지 법률안이 2009년 국회를 통과했지만, 과세기한이 3년씩 연장되다가 일몰 예정이었던 2018년 한차례 더 연장되어 2021년 12월 31일 만료 후 개별소비세로 편입될 예정이다. 그러나 현재 4차 연장을 논의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1990년대에는 교통시설 인프라의 부족으로 교통시설투자에 따른 재정 마련을 위해 이와 같은 목적세가 필요했다. 현재 연간 15~17조원에 달하는 교통‧에너지‧환경세는 우리나라 3대 세목(소득세, 법인세, 부가가치세) 다음으로 가장 규모가 클 뿐 아니라, 목적세 중에서는 가장 큰 규모다. 그러나 교통‧에너지‧환경세의 문제점은 재원이 특별회계에 묶여 있어 국가적으로 시급하고 중요한 재정사업에 재원이 투입될 수 없다는 것이다. 특별회계 내에서도 사업의 중요도나 시급성보다는 계정 단위로 배분 기준이 정해져 있어 이를 기준으로 운용되어 재원 운용의 효율성을 저해 할 수 있다


따라서 교통·에너지·환경세의 개편이 시급한데, 방안으로 두가지를 들 수 있다. 한가지는 교통·에너지·환경세의 배분비율 조정하는 것이고, 다른 한가지는 더 이상 과세기한 연장 없이 2021년 12월 31일부로 만료해 개별소비세로 편입되도록 하는 것이다. 


◇ 교통·에너지·환경세의 배분비율 조정

「교통시설특별회계법 시행규칙 2조」에 따르면 도로에는 매년 약 46%, 철도에는 매년 약 33%를 집행하도록 배분 비율까지 명시되어 있다. 이는 불필요한 SOC(사회간접자본) 사업이 시행되도록 만들 여지가 있다. 물론 예비타당성 조사 등을 통해 대규모 신규 사업(사업비 500억이상이고 국가의 재정지원 규모가 300억 이상인 사업)에 대한 재정사업의 신규투자 우선순위를 정하도록 해 예산낭비와 재정운영의 효율성을 제고한다고 하고 있으나, 이마저도 2019년 국가균형발전이란 명목으로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등을 통해 그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현재 몇 년간의 추이를 보면 교통시설특별회계 세출규모는 2015년 이후 매년 줄어들고 있으나, 도리어 환경개선특별회계 및 지역발전특별회계 세출은 증가하고 있다. 또한 향후 몇 년간은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교통·에너지·환경세의 세수는 늘어나되 교통시설특별회계 세출은 감소해 교통시설특별회계의 여유 재원이 지속적으로 누적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정부의 예산 운영에 매우 비효율적인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교통시설특별회계는 교통·에너지·환경세 납부액의 80%를 예산으로 편성하고 있기 때문에 수입은 해마다 증가하여 2017년부터는 위 특별회계의 여유 재원을 공공자금관리기금에 예탁하고 있다. 그리고 국토교통부 및 해양수산부의 “2018~2022년 중기사업계획”을 보면 교통시설특별회계의 세출 예상 규모가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최소 12조 9,844억 원에서 최대 13조 9,030억 원으로 전망하고 있어 이후에도 큰 증가가 예상되지 않는 실정이다.


반면 교통·에너지·환경세의 수입 중 환경개선특별회계 및 지역발전특별회계의 경우 2018년 기준으로 환경개선특별회계 세입 중 51.4%, 지역발전특별회계 세입 중 6.2% 만을 각각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교통·에너지·환경세 수입은 매년 증가하고 있음에도 교통·에너지·환경세 수입금과 자체수입 등으로는 세출예산을 충당하기에 부족해서 일반회계에서 추가 전입금을 계속해서 받고 있는 상황으로 국가재정을 비효율적으로 운용하게 되었다.


따라서 위와 같은 상황에서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및 해양수산부가 교통시설 특별회계의 세입‧세출 예산안을 편성‧확정할 때에는 교통시설특별회계 재원의 상당부분(60.4~76.3%)을 차지하는 교통·에너지·환경세의 배분 비율을 조정하여 세출 예산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교통시설특별회계로의 전입 규모를 축소하고 환경개선특별회계 및 지역발전특별회계로의 전입 규모를 확대함으로써 일반회계의 부담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 교통·에너지·환경세 일몰

만약 교통·에너지·환경세가 원래의 취지대로 한시적으로 운영되고 일몰된다해도, 소비자가 휘발유와 경유를 구매할 때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 것은 아니다. 휘발유와 경유에 부과되는 세금이 목적세가 아닌 일반 보통세 형식(LPG에 부과하는 개별소비세)으로 부과되기 때문에 유류가격 인하 등으로 인한 소비의 증가 효과가 따르지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 시민의 입장에서 똑같이 세금을 내는 것은 변하지 않지만, 폐지가 된다면 연간 15조원에 달하는 세금의 쓰임세가 근본적으로 달라지게 되는 것이다. 개별소비세로 걷힌다면 특정한 용도나 목적이 정해지지 않기 때문에 의무적으로 교통시설 투자 등에 사용할 필요 없이 교통·에너지·환경분야 뿐 아니라, 복지분야 등 다양한 형태로 쓰이는 것이 가능해진다. 


미세먼지 줄이기가 정부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있다면 유류에 부과된 세금을 이러한 정책 방향에 집중 지원할수 있을 것이며, 이렇게 확보된 예산을 경유차 조기 폐차와 친환경 화물차 구매보조금 등 미세먼지 대책에 사용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또한, 서울 지하철 무임승차로 인한 적자가 연간 약4천억 정도 발생하는데 이는 정부의 교통복지정책으로 시행되는 제도이지만, 교통시설특별회계에서는 지출세목에 이러한 예산에 대한 항목이 없기 때문에 일반세로 귀속시 이러한 지원도 가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