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배출가스 저감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유세 인상이 필요한 이유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유세 인상이 필요한 이유

- OECD, 한국의 평균 대기질이 최하위 수준, 환경 관련 조세 강화 권고

현재 수도권 미세먼지 배출원별 기여율에서 1위는 경유차로 26%에 달한다. 20072차 에너지세제 개편 이후 국내 신규 자동차로 등록된 차량의 사용 연료 중 경유차 52.5%2013년 이후 휘발유차량 신규등록대수를 경유차가 추월했다. 2차 에너지세제 개편이후 국내 자동차는 약 500만대가 증가했지만 그 중 57.4%300만 대가 경유차다. 결국 2019226일 재정개혁특위는 휘발유·경유 상대가격을 점진적으로 조정해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도록 하라는 권고를 내렸고, 이호승 기획재정부 1차관은 휘발유와 경유 상대가격 조정(경유세 인상)은 미세먼지와 관련해 검토해야 할 대상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경유세를 OECD 평균 수준으로 인상하는 방향을 제시한 것이라 볼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휘발유 대 경유 상대가격은 100:85인데, 100:93OECD 평균 수준에 비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2018OECD한국경제보고서(OECD Economic Surveys: Korea 2018)를 통해 한국의 평균 대기질이 OECD 최하위 수준이라면서 경유와 휘발유 세금의 격차를 줄이는 등 환경 관련 조세를 강화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경유세 인상은 경유차 감축 정책을 마련하기 위한 것일 뿐 아니라, 현재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경유차 구매 증가 추세를 억제하기 위한 것이다. 국내 경유차는 2012년 전체 차량의 36.4%(700만대)에서 2019년 전체 차량 중 42.8%(997만대)로 오히려 큰 폭으로 증가하는 역진 현상이 벌어져 2017년보다는 무려 353142대가 증가했다. 경유차가 전국 11%, 수도권 26%의 대기오염물질 배출원이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경유세 인상은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가장 실질적인 방법이라 할 수 있다.

그동안 국내 경유차 등 내연기관 자동차와 통행량의 증가는 미세먼지 문제를 가중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국가기후환경회의의 자료에 따르면 수송 부문의 미세먼지 배출 기여도는 전국 기준 29%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수도권 기준으로는 경유차가 26%로 가장 높았다. 특히 경유차의 배기가스는 WHO가 지정한 1군 발암물질로, 미세먼지중에서도 경유차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가 다른 발생원의 미세먼지 보다 더 독성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세먼지는 발생원에서 직접 배출하는 1차 생성물질과 질소산화물, 황산화물 등으로부터 간접적으로 생성되는 2차 생성물질로 구성된다. 수도권의 대기질(특히 미세먼지)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수도권 대기질 개선 특별대책을 시행한 결과 수도권에서 미세먼지 농도가 상당수준 개선된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선진국 수준 보다 높고, 최근 들어 미세먼지 농도 개선마저 주춤하고 있다. 게다가 미세먼지 2차 생성물질인 질소산화물의 경우 오히려 배출량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2005년 국내 경유승용차 시판을 처음 허용하면서 급속한 수요전환을 막기 위해 휘발유에 대한 경유의 상대가격을 대폭 인상한 현재의 유류가격 구조로 개편되었지만, 경유차의 연비 우수성 때문에 수요는 여전히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2017디젤게이트(폭스바겐의 디젤차량 배출가스 조작사건으로 운행시 미세먼지 원인인 질소산화물이 기준치의 최대 40배 배출) 사건에서도 볼 수 있듯이 경유차가 연비가 좋은 것은 질소산화물에 대한 인증조건만을 충족시키고 인증조건과는 달리 실도로 상황에서 배출가스 저감장치 작동을 중단시키도록 엔진을 매핑한 대가로 얻은 것일 뿐이다. 이러한 불법 사례를 미연에 방지하고, 미세먼지로부터의 국민 건강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서는 경유차에 대한 구매수요와 운행수요를 억제할 수 있도록 휘발유에 대한 경유의 상대가격을 인상하는 제3차 유류가격 구조개편이 불가피하다.

이에 개선 방안으로 수송용 에너지 가격 체계 및 자동차 관련 세제 개편이 이야기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에너지 가격 체계에서 휘발유와 경유의 비율은 100:85OECD 평균인 100:93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2017년에도 미세먼지 저감 대책의 하나로 경유세 인상을 검토한 바 있다. 그러나 경유차가 생계형 운송수단으로 주로 활용되는 점 등을 이유로 관련 논의가 잠정 중단되었다. 서민층에 대한 사실상 증세라는 조세 저항을 우려한 것이다. 사실상 원유로부터의 정유 비용이나 휘발유와 경유의 유종별 수입가는 같거나 오히려 경유가 더 높다.(20199월 기준 리터당 휘발유645.76/경유유685.06) 세전가격은 경유가 휘발유 보다 더 비싼데도 불구하고 경유의 상대가격이 싼 유일한 이유는 정부가 휘발유와 경유의 상대가격을 10085로 유지하는 유류세를 시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유는 환경피해 영향이 매우 큰 연료다. 2017한국조세재정연구원의 수송용 에너지 상대가격 조정연구(발주기관 :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유종별 연간 환경피해 비용을 휘발유는 리터당 601원인 반면 경유는 휘발유의 2배에 가까운 1,126(LPG246/리터)으로 분석했다. 이론적으로 볼 때 차량용 유류가격은 세전가격에 각종 외부효과, 즉 에너지안보, 교통혼잡, 대기오염이 조세형태로 부과된 것을 합산하여 책정되어야 한다. 그런데 단위당 대기오염의 사회적 비용도 휘발유 보다 경유가 더 높고, 에너지안보 및 교통혼잡의 사회적 비용이 휘발유와 경유간에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면 이론적인 가격은 경유가 휘발유 보다 더 비싸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경유가격은 휘발유 가격의 85% 수준으로 책정됨으로써, 경유차 수요가 과도하게 증가하게 되었고, 대기오염도 더 심화된 것이라고 추정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환경피해 영향까지 고려한다면 마땅히 경유에 세금을 더 부과하여 높은 가격을 유도함으로써 경유의 소비를 억제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