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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소식

활동소식전기·수소차는 기후위기의 대안인가?

2022-02-09
조회수 4057

자동차 산업 분야에서는 최근 자율주행과 전기·수소차가 가장 주목받고 있다. 전기·수소차 보급은 세계 여러 나라에서 내연기관차 퇴출을 공식적으로 발표하거나 준비하면서 가장 중요한 탄소중립 정책으로 자리잡고 있다. 알려진 대로 전기·수소차는 배출가스가 없어 이산화탄소나 질소산화물등 배기가스 배출량이 ‘0’이다. 이것만 보면 모든 자동차가 전기·수소차로 모두 바꾸면 수송부문에서 탄소중립은 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른다. 하지만 이것이 기후 위기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인가?


디젤 게이트와 전기·수소차

전기·수소차가 친환경차의 중심으로 자리 잡은 것은 불과 몇 년 되지 않는다. 2015년까지만 해도 경유(디젤) 차량은 친환경차로 불리우며 자동차 시장을 대표했다. 경유 자동차 배출가스저감장치를 개발한 폭스바겐은 휘발유 엔진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낮다고 발표했다.  「클린디젤」을 앞세워 활발한 친환경 마케팅을 벌였고 그 뒤 유럽과 미국에서 경유 승용차 판매가 허용됐다.

우리나라에서도 2005년부터 경유 승용차를 생산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2009년 정부는 친환경차 혜택까지 부여했다.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 대비 70~85%이며 연비와 출력이 우수하다는 장점과 함께 정부의 혜택, 제작 차종의 다양화가 맞물려 폭발하듯 늘었다. 통계를 보면 2005년 전체 자동차 등록대수 가운데 36.7%인데 2015년 41.4%로 크게늘었다. 전체 등록 차량 가운데 경유차 비율로만 보면 5% 늘어난 것이지만, 연도별 경유차 판매 추이를 보면 10년동안 얼마나 급격하게 늘었는지 알 수 있다.





 

하지만 경유차 증가는 2015년을 기점으로 주저앉기 시작했다. 이른바 '디젤 게이트' 사건 영향이 크다. 2014년 유럽 비영리기관인 국제청정교통위원회(ICCT)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폭스바겐 경유 차량 질소산화물(NOx) 배출 수준을 확인하기 위해 미국 웨스트버지니아대학교 공학부 산하 연구소(WVU)에 실제 도로 주행과 비슷한 조건에서 배출량을 확인하는 실험(PEMS)을 요청했다. 그 결과, 미국 경유차 판매 인증을 통과하기 위한 시험모드방식(NEDC)보다 적게는 15배에서 35배까지 많은 질소산화물을 배출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제작사가 연비와 출력을 높이려고 시험모드 말고는 배출가스 저감장치 작동을 차단하도록 조작(임의설정)한 것이다. 

2015년 디젤 게이트, 파리협정 조약체결과 함께 꾸준히 제기된 디젤 배기가스의 인체 유해성 문제가 수면위로 떠오르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정부는 ‘클린디젤’ 정책을 폐기하고 전기차 보급에 적극 나섰다. 하이브리드, 플러그인-하이브리드를 포함한 친환경차 보급 정책에서 순수전기차·수소연료전지차로 급격히 전환하기 시작한 것이다.


전기·수소차의 보급은 아직 시작 단계

우리나라 친환경자동차는 2020년 말 기준 총 82만대다. 전체 등록 자동차 2,400만대 가운데 3.4% 규모다. 여기에서 하이브리드차를 빼면 전기·수소차는 14만5천대로 전체 0.6%에 불과하다. 해마다 신규 등록 전기·수소차는 점차 늘고 있지만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에서 제시한 친환경차 450만대를 보급하려면 지난해 대비 40% 넘게 판매량이 늘어야 한다.

우리나라보다 앞선 유럽의 경우도 국내 상황보다는 나은편이지만 크게 다르지 않다. 2019년 유럽연합 신차 등록은 1,550만대 정도다. 이 가운데 배터리 전기자동차는 약 2% 정도다. 유럽 여러나라에서 이미 2030년~2035년을 기점으로 내연기관 차량 판매 중단을 선언한 상황인데도 여전히 전기·수소차 비중은 낮다. 

[국내 전기·수소차 연도별 등록비중 현황, 단위 : 대,%)

구분20132014201520162017201820192020
전기수소차1,4642,7755,74110,94225,27856,64995,001145,868
전체자동차19,400,86420,117,95520,989,88521,803,35122,528,29523,202,55523,677,36624,365,979
친환경차
등록비중(%)
0.00.00.00.10.10.20.40.6

자료 : 국토교통부 통계자료


[EU 주요국가의 전기차 판매비중, 단위 : %]

출처 : “ICCT, “European Vehicle Market Statistics Pocketbook 2020/21”


전기·수소차의 한계

전기·수소차로 전환하는 것은 수송부문 에너지 사용을 전력 부문으로 옮기는 것이다. 전기·수소차의 온실가스 배출량 ‘0’이라는 전제는 전기와 수소를 '탄소 제로 발전'으로 생산해야 한다는 가정이 깔려있다. 우리나라 전력 생산은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기준 전력 혼합만 보더라도 약 40%가 석탄과 LNG 같은 화석연료다. 석탄은 133.2TWh(21.8%), LNG는 119.5TWh(19.5%) 정도다. 2050년이 되면 수송부문에서 총 전력수요 약 7%를 전기차가 쓸 것으로 내다본다. 결국, 환경전과정평가(LCA), 에너지 생산단계(Well to Tank) 관점으로 볼 때 전기 생산과정의 간접 배출이 고스란히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로 이어진다.


또한, 자동차 제작 및 폐기, 운행단계의 브레이크,타이어 마모 같은 비배기성 오염문제가 여전히 발생한다. 자동차 오염물질은 배기구로 유출되는 배출가스와 함께 비배기성 오염물질로 이루어진다. 

영국 애미션스 애널리틱스(Emissions Analytics) 연구에 따르면 비배기성 오염 수준이 배기 오염 수준과 맞먹거나 이를 뛰어넘는다고 한다. 타이어 마모로 인한 오염은 배기가스에서 나오는 것보다 1,000배 더 나쁠 수 있다고 한다. 전기차는 배터리 무게 탓에 내연 기관차량보다 무겁고 같은 조건에서 주행할때 비배기성 오염물질이 더 많이 배출된다. 현재는 이러한 내용이 사회 이슈가 되지 않고 있으나 전기·수소차 보급이 늘면 심각한 환경오염 쟁점으로 떠오를 것이다.

 

아울러 전기·수소차에 지원하는 보조금의 역진성과 공급확대 재원 문제가 여전히 남는다. 현재 정부는 친환경차 보급 확대를 위해 전기·수소차를 구입할 때 구입가 일부를 지원하는 제도를 시행중이다. 해마다 수조원이 고가인 개인차량 구매를 위해 지원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배터리 기술이 향상되고 대규모 생산이 가능해지면 배터리 가격 하락과 함께 보조금 제도도 축소·폐지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자동차 가격을 한번도 내리지 않았던 선례를 보면 전기·수소차 값이 많이 내려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전기·수소차는 환경비용 절감 효과는 있으나 교통 혼잡을 줄일 수 없다. 교통에서는 환경오염 비용, 교통사고 비용과 함께 교통량 증가와 혼잡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발생한다. 교통혼잡비용은 차량운행비용과 시간가치 비용을 합산해 산출한다. 한국교통연구원의 '2020 교통정책 평가지표 조사사업' 발표에 따르면 2018년 우리나라 교통혼잡으로 인한 사회 비용은 약 67.8조에 이른다. 모든 자동차가 전기·수소차로 바뀌어도 이러한 교통혼잡비용은 도로연장, 교통량과 자동차 증가가 계속되는 한 줄지 않을 것이다.

 

기후위기의 대안은 교통수단을 과감히 전환하는 것

교통 체계에서 교통수단은 서로 보완재이면서 대체재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위해 걷거나 자전거를 이용해 정류소로 이동하기도 하고, 대중교통 대신 자전거나 승용차로 목적지에 도착하기도 한다. 또한, 교통(통행)은 그 자체로 목적이 되기도 하고 수단이 되기도 한다.

우리가 승용차라는 교통수단 대신 대중교통이나 자전거, 보행을 선택하는 것이 편리하고 안전하다면 굳이 전기·수소차로 모든 차량을 바꾸지 않더라도 충분히 에너지와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다. 또한, 앞에 기술한 비배기성 오염문제, 교통혼잡비용, 개인의 전기·수소차 구매를 위해 엄청난 재원이 들어가는 것을 최소화 할 수 있으며 도로 공간을 가장 효율성 있게 쓸 수 있다.

에너지 사용을 줄이지 않고 에너지 전환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기후위기를 대처하는 올바른 방향이 아니다. 우리가 기후위기를 극복하자는 것은 불필요한 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동시에 효율 있는 에너지 사용을 통해 환경오염을 줄여 지속가능한 사회를 유지하려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면에서 본다면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통행을 전환'하는 것은 기후위기에 가장 중요한 대안이며 해결책이다. 가까운 거리는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버스와 전철을 주 교통수단으로 이용하는 것, 그리고 승용차의 이용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지금 시대에 필요한 기후위기 극복방법이다.



위 글은 작은것이 아름답다 274호 특별호 ‘지구를 살리는 지도 – 교통’ 편에 기고한 글입니다.

더 많은 교통과 관련한 이야기는 아래 링크를 참고하세요. 

http://jaga.or.kr/?p=13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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